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

금정연, 김보령, 김지원, 노지양, 서성진, 서해인, 심우진, 양선화 지음

120×190㎜ / 184면 / 무선 소프트커버 / 2023년 4월 23일 / 16,800원 / ISBN 979-11-979810-4-3 (03070)

책과 출판의 세계에 속한 8명의 저자들이 각자 ‘책에 대한 책(들)’을 고르고 읽은 후 쓴 글을 엮은 서평 에세이 모음집. 책의 역사를 다룬 책, 저명한 서평가의 책, 독립출판을 다룬 책 등 8종의 책에 대한 책들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물론, 이 책들은 또 다른 책들의 세계와 연결된다. 그리고 당연히, 책을 둘러싼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책을 향한 무한한 애정도 담겨 있다. 책과 출판·편집에 관해서 의심하고 질문을 던져온 출판공동체 “편집자는 편집을 하지 않는다”가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을 맞아 다섯 번째로 선보이는 이 책은 책만의 독특한 세계에 모두를 초대한다.

평소에 가장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책, 책에 대한 책들의 이야기
“정말이지 책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이 너무 좋다.”(서평가 금정연)

『책으로 가는 문』, 『당신이 읽는 동안』, 『대단한 책』, 『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 『책인시공』,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 『책에 바침』, 『NO-ISBN』. 이 8종의 책들은 저자도, 발행 시기도, 출판사도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책에 대한 책’이라는 점이다. 이런 책에 대한 책은 필연적으로 이상하고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책이라는 매체, 장르, 혹은 범주에 대해서 ‘메타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이런 책들을 보다 보면 책 자체가 낯설게 느껴졌다. (……) 책이 무엇인지, 왜 이렇게 생겼는지, 내가 왜 읽어야 하는지 의심이 쏟아졌다. 책의 세계는 정말로 너무 이상하고……아름다웠다. (서문에서)

책을 다룬 책들을 읽다 보면, 낱낱의 종이가 묶인 책의 물성(物性)을 새삼스럽게 인식하게 되기도 하고 글자를 읽는 경험 자체가 특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또 다른(혹은 다음) 책의 세계로 손쉽게 떠나게 된다. 또한 놀랍고 당연한 사실은 책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은 이런 책들에 관한 에세이이다. 책의 역사에 관한 책, 책의 물성에 관한 책, 책의 읽힘과 세계에 관한 책 등 많고 많은 책에 대한 책들 중에 단 8종을 선별하여, 책의 매체, 책을 둘러싼 일, 책을 읽는 방법, 그리고 책에 대한 애정을 다룬다.

책의 세계에 속한 사람들의 삶, 그리고 애증과 신념
“책은 끝이 없는 선물이자 변치 않는 약속이었다.”(번역가 노지양)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은 번역가,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 서평가, 기자 등 책의 세계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편집자는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며, 번역가는 글을 우리말로 옮기고, 디자이너는 그 글에 딱 맞는 옷을 입힌다. 책의 매력을 이왕이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고민하는 마케터와 서평가(혹은 유사-서평가), 기자도 있다. 이 책은 책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이 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얼마나 복잡하게 사랑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충분히 교감했으면 버린다. (……) 삶이 유한하기에 소중하듯 책도 그러기를 바란다. 절판된 책은 어디에서든 구할 수 없기를 바란다. 그래서 버린다. 안락사이다. (디자이너 심우진)

책으로 얽히고 연결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책에서 찾은 문장을 공유하고, 좋아하는 책을 선물하고, 적지 않은 돈을 책에 지불하며, 아무리 작은 진심이라도 담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마케터 김보령)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대에 내가 출판 일을 하고 있다. 아주 긴 책의 역사에서 보면 지금이 (……) 다양성이 폭발한 짧은 시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즐기리라, 독자로서. 그러나 편집자로서는 ‘내용’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형태는 내용을 따라가면 그만이고, 내겐 그것이 책이다. (편집자 서성진)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은 책과 출판, 독서의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 동시에 책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 중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주체인 독자를 책의 세계에 초대한다. 세상에 출간됨으로써 또 한 권의 책에 대한 책이 된 이 책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책의 고유한 세계를 유연하게 건너는 경험을 전할 것이다.


차례

서문 ─ 이상하고 아름다운

책이 만든 세계
– ISBN은 존재하지 않는다: 금정연과 『NO-ISBN: 독립출판에 대하여』
– 출판은 제조업이니까: 서성진과 『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

어느 책 ○○○의 기록
– 만져지지 않는 책과 사람을 사랑하는 일: 김보령과 『책에 바침: 결코 소멸되지 않을 자명한 사물에 바치는 헌사』
– 디자이너가 중얼거린 책대책대책: 심우진과 『당신이 읽는 동안: 글꼴, 글꼴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책에 대해 말하는 법
– 피가 되고 살이 될지는 제멋대로 읽어 봐야 안다: 김지원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
– 어느 유사-서평가의 일일: 서해인과 『대단한 책: 죽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책들에 대한 기록』

읽을 때 우리가 보는 것들
– 공간이 거는 마법과 책의 담담한 위로: 노지양과 『책인시공: 책 읽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
– 단 한 권만 있으면 된다: 양선화와 『책으로 가는 문: 이와나미 소년문고를 말하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금정연

서평가로 불리지만 서평이 아닌 글을 더 많이 쓴다. 요즘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일기이다. 한동안 소설과 소원한 관계였지만, 최근 화해를 결심하고 책상 위에 읽어야 할 소설로 이루어진 작은 탑을 쌓고 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책은 J. G. 발라드와 P. K. 딕과 스트루가츠키 형제와 하라 료의 작품들, 그리고 배리 기포드의 『스타호텔 584호실』(최필원 옮김, 그책, 2010)이다.

김보령

교보문고 마케터. 이 글을 쓸 때는 도서 MD였으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그 짧은 사이에 맡은 일이 바뀌었다. 책과 사람, 선물과 친구, 이야기와 이야기를 연결하는 일에는 여전히 진심이다. 최근에는 구병모의 『파과』(위즈덤하우스, 2018)와 『파쇄』(2023)를 연달아 읽으며, 부쩍 퍼석해진 마음을 좋은 책이 만드는 세계에 깊게 들여놓았다.

김지원

『경향신문』 기자, 뉴스레터 「인스피아」 발행인. 어려서부터 ‘해찰’을 좋아해, 2021년 중순부터 해찰을 콘셉트로 하는 서평 에세이 뉴스레터를 쓰고 있다. 시사적이고 사회적인 주제를 ‘당위’보다도 ‘상상력’, ‘지적 호기심’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학술, 논픽션도 픽션만큼이나 흥미진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최근에는 스티븐 샤비로의 『탈인지: SF로 철학하기 그리고 아무도 아니지 않은 자로 있기』(안호성 옮김, 갈무리, 2022)와 사고실험 관련 책들을 읽고 있다.

노지양

매일 영어를 우리말로 옮기고 번역가의 일상에 대한 글을 쓴다. 당장이 아니면 안 될 것처럼 도서관에 달려가 책을 잔뜩 빌려 오지만 의자나 침대 옆에 쌓아 두기만 할 때가 많다. 물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찾아 필사할 때도 많다. 하재영의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엄마와 딸의 공동 회고록』(휴머니스트, 2023)을 읽고 있다.

서성진

도서출판 마티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에 출간할 예정인 『박물관 소풍』(가제)을 편집하면서 『문화재 다루기: 유물 및 미술품 다루는 실무 지침서』(이내옥 지음, 열화당, 2022)를 읽고 있다.

서해인

대중문화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를 보낸다. 대중문화에서 책이 점하는 지분이란 작아 보이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커질 수도 있다고 믿는다. 번아웃이 재방문을 하려고 할 때마다 지금은 브레이크 타임이라 영업하지 않는다며 돌려보내는 편이지만, 결국 조나단 말레식의 『번아웃의 종말: 우리는 왜 일에 지치고 쓸모없다고 버려지는가』(송섬별 옮김, 메디치미디어, 2023)를 읽고 있다.

심우진

책을 만들다가 글을 쓰고 글자까지 만드는 글자이너. 「산돌 정체」, 「산돌 그레타산스」 아트 디렉션, 『활자 흔적: 근대 한글 활자의 역사』(이용제·박지훈, 물고기, 2015) 편집·발행, 『찾기 쉬운 인디자인 사전』(물고기, 2015), 『찾아보는 본문 조판 참고서』(물고기, 2015) 저술, 『하라 히로무와 근대 타이포그래피』(가와하타 나오미치, 워크룸프레스, 2017) 번역. 지금 읽는 책은 『고통의 비밀: 통증에 관한 오해와 진실』(몬티 라이먼, 박선영 옮김, 상상스퀘어, 2022).

양선화

15년 차 출판노동자. 출판을 가장 그만두고 싶었던 시절, 지옥에서 온 편집자 ‘헬북’이라는 이름으로 독립출판의 첫맛을 봤다. 지금은 무려 일곱 번째 ‘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어느 출판사에서 책을 만든다. 내가 책 말고 다른 걸로 먹고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작고 두꺼워서 잘 펼쳐지지 않는 『밀크맨』(애나 번스, 홍한별 옮김, 창비, 2019) ‘종이책’을 바득바득 읽고 있다.


송광호, “책에 대한 헌사가 가득…신간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 『연합뉴스』, 2023. 4. 19.

이영경, “쓰고 읽는 사람이 있는 한 ‘책은 우리 곁’에”, 『경향신문』, 2023. 4. 21.

정지혜,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 『보그 코리아』, 2023. 4. 21.

구은서, “이건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에 대한 리뷰다”, 『한국경제』, 2023. 5. 1.


기획

김윤우

편집

김윤우, 지다율

디자인

기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