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를 낸 후 우리가 1호에 가졌던 불만 사항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생각나는 주요한 두 가지를 나열해 본다. (1)분량이 과하게 많다. (2)기획과 투고의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 1호를 출간한 직후부터 이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이를 개선하고자 했다.
1호를 낸 후 편않에 생긴 변화는 다음과 같다. (1)세 명의 구성원이 활동을 일시정지하거나 그만두었다. (2)한 명의 고정 구성원(편않 카톡방 기준)이 늘었다. 또한 잡지 발행 외에도 여러 가지 일들을 벌이고 있거나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다. (1)세미나 개최 (2)단행본 출간.
2호를 준비하며 주요하게 제기된 문제는 「편않」이 편집자의 목소리뿐 아니라 다양한 출판 관계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되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전의 「편않」들이 출판계 내부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해 편집자 입장에서 이야기했다면, 이번 호에서는 출판계에 있는 다양한 이들―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 작가, 서점인, 독자 등의 입장들을 담고 싶었다. 출판계 내에 편집자 이외에도 다양한 구성원이 있다는 것, 이들 사이에도 비대칭적 위계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이려 했다.
시간의 부족과 그에 따른 가능한 기획의 장벽으로 인하여 모든 이의 목소리를 이번 한 호에 다 담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었지만, 여태껏 편집자의 목소리를 내는 데에 주력했던 것의 중심추를 디자이너 쪽으로 옮겨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 밖에도 비평가, 번역가, 작가가 그들의 업에 대한 비판적이거나 현실적인 시각을 가지고 쓴 글을 실었다.
우리는 잡지를 개선하려는 목표가 있는데, 수적으로만 따지면 구성원은 줄었고, 구성원들이 하고 싶은 일과 하게 될 일들은 더 늘어났다. 6개월이라는 발행 주기가 어떤 기준에서는 느슨해 보일 수 있지만 2호를 준비한 이들은 모두 각자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 녹록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조금 지루한 말이지만, 물성을 가진 책으로 묶여 나온 결과물은 이런 고생과 고됨과는 다른 차원의 만족감을 주며 우리의 자랑이 된다. 자기 자신의 몸을 가지는 순간 책은 책을 만든 사람과 독립적인 존재가 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독립성이 더 깊어져서, 이전에 만들었던 책에 대한 불만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 나름의 개성으로 보이거나 오히려 좋은 느낌으로 남는 때가 있다. 「편않」 2호 역시, 「편않」을 만든 사람에게나 「편않」을 읽어 주는 사람에게나 그런 책이 되기를 바라며 편집하고 디자인하고 제작하였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