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
작고 검은 원
무엇이 제일 좋았어?
응 그렇네 오랜만에 믿음을 떠올렸어
화단 가장자리에 들깨가 숲처럼 자라고 있다
잔디로 뒤덮인 어느 광장에서
비를 맞으며 무한히 늘어나는
사이-간격-메리
언젠가 언니는 녹슨 사물함 열쇠를 쥐고
내게 말한다 집 나의 작은
집이 생긴 것 같아
이제 돌아와 그런 말은 믿지 않는 인간이 되었지만
굴러가는 점점
깊고 어두운 숲이 되어 가는
무한 번 반복되는 언니들의 나의 언니…
사랑한다고 말하면 사랑이 된다고 가늠해 본 적 있는
이 이야기를 받아 이야기로 만들면
이야기가 될 것이다 무엇을 따라서 갈래?
사람들이 몸에 물을 묻히고 잔디밭으로 들어온다
메리 씨 메리 씨는 하고 싶은 얘기가 참 선명하네요
(내가 이런 것을 다 들어도 될까)
여기에 여러 명의 딕테들이 있었구나
이곳을 우회하지 마십시오
알고 싶다 이대로 우리는 다 망해 그걸 알면서도 알고 싶다고 말하는 늘어나는 문장 언니는 나간다 알려 줄 수 있는 사실 하나 우리는 너의 것이 아니다 둘 나는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나 사랑이 이깁니까? 하나 늘어나는 화단의 속도 열리다 만 문은 이쪽
작고 검은 원들
깊어진 테두리 위에서
이따금 하지 않는 것과 수시로 시작되는 것
아 원래 딕테는 여러 명이었지 하고
입장 방식에 대한 유한한 구상
언니가 나의 이름을 생략하고 나갈 때
좋음을 물으면 가장자리에 있는 메모를 가리키기
들깨 숲 한가운데에서
아 끝이 없나 봐
무한 번째 딕테가 이렇게 말했다
* 예비 편집자과정에 다니고 있다 이 문장을 기억해? 물으면 다정한 사람들이 응, 또는 아니, 답해 줄 것이다 우리는 온종일 무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한다
민지 문학잡지 『비릿be:lit』 3호부터 시를 내놓기 시작했다.
곧 편집자로 일하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