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로 질문하는 법을 묻다

많은 질문을 품고 시작한 편않이 어느새 2년을 달려왔습니다.

출판계는 아직 여전한 것 같습니다. 달마다 신간이 5천여 권씩 쏟아지지만 변함없이 불황이라네요. 독서인구도 성인 독서량도 조금씩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 책, 더 좋은 출판을 만들고 싶다는 시도는 회사 사정 어렵다는 앓는 소리에 번번이 무너집니다. 그렇게 나온 책은 다시 5천 권 중 하나가 되겠죠.

이렇게는 안 된다 싶어 시작한 덕분에 참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독자, 저자, 편집자, 독립출판인, 디자이너, 서점인. 정말 다양한 고민과 아이디어, 갈등과 애정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또 수없이 많은 이들이 출판을 떠났다는 사실도 잘 압니다. 저희도 떠나는 동료들을 여러 차례 배웅했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출판은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책을 쓰고 만들고 만나는 모두가 지금보다 출판을 더 사랑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책의 역할이 사라져 가는 듯한 오늘날, 책이 화석이나 골동품이 아니라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매체로서 빛나게 하려면 출판은 어떤 변화를 감내해야 할까?

답은 여전히 손에 쥐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물어야 할지는 배운 듯합니다. 질문은 점점 많아지지만 나아갈 길은 분명합니다.

이번 호 주제는 ‘비평’입니다. 비평 또는 평론이 바르게 질문하는 법을 묻는 일이라면, 이를 함께 이야기하기 좋은 시점입니다. 버려야 할 편집과 되찾아야 할 편집을 고민하며 ‘편집하지 않는 편집자’를 꿈꾸듯, ‘비평하지 않는 비평가’도 더 많이 이야기 나눠야 할 주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기획도 투고도 즐거우시길 바랍니다. 책 곳곳에 녹아 있는 저희의 작은 시도들을 발견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함께 ‘편않’하고 싶습니다.